ㅇ 제목 : 준비기간 4개월 만에 일본 취업에 성공하다!
젊음과 열정이 스펙인 26살 한국인의 일본 취업 성공기!
2017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하여 KOTRA 글로벌 취업상담회를 통하여 일본 편의점 회사인 ‘로손’에 내정받기까지의 짠내나지만 즐거웠던 다섯 달의 취업 스토리를 소개합니다.
ㅇ 내용
1. 해외 취업 계기/동기, 경로(회사 선택 동기)
2. 해외취업 준비과정(애로사항, 난관극복 방법)
3. 면접 각 절차 및 방법에 따른 자신만의 어필 노하우
4. 나만의 성공요인
5. 입사후 적응법 및 극복과정
6. 해외취업 희망자들에게 한 마디
0. 들어가기에 앞서
한국에서 나는 “문송합니다.”의 주인공이다. 4년제 대학의 일본어, 영어전공.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보지 못한 일도 많은데 문과출신은 지원도 못하는 직무가 너무나 많았다. 그렇게 졸업 후의 진로를 고민하다 “나는 역시 더 큰 세계에서 젊음을 보내야해!” 라는 마음 하나로 일본 취업을 준비했지만, 준비 과정 속에서 “이게 맞는 걸까?” “그냥 한국에서 취업 준비할까?” 라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나의 몫이었기 때문에. 그럴 때마다KOTRA 카페에 들어가 취업 수기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고 마침내 희망하였던 기업으로부터 내정을 받을 수 있었다.
막연하게 느껴졌던 일본 취업이 확정이 되던 날, 끊임없이 했던 질문과 고민들이 절대 헛되지 않았고 한 뼘 더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취업 이야기가 지금도 고민하고 흔들리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일본취업을 “결심”하기까지
대학 입학을 준비하던 시절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일본어와 영어를 전공으로 선택하였고, 그렇게 일본어를 처음 배우게 되었다. 2학년을 마친 후 외국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품고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떠났지만 환상의 나라 같던 일본에선 외국인으로서의 외로움과 언어 등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문제들에 좌절하기 보다는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를 하며 독립심을 기르고 현지인들과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본 생활에 적응해갔다.
한국에 돌아와 3학년을 보내고 취업을 고민하던 겨울방학, 인턴쉽마저 지원하기 쉽지 않은 한국 기업을 보며 자연스럽게 일본 기업으로 눈이 갔다. 일본취업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는 전공을 거의 보지 않고 지원자 역량(잠재성)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직무의 면접을 보면서 나의 전공에 대해 지적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오히려 대학시절의 에피소드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다. 직무에 대한 지식은 입사 후에도 교육을 통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지원자의 잠재능력과 인성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두 번째는 외국인 사원에 대한 포용력이 크다는 점이다. 일본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수많은 외국인 인재를 수용하고자 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에 대한 장벽이 낮고 외국인으로써 사회에 적응하기 쉬운 환경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인과 동일선상에서 같은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세 번째는 잡 로테이션(Job Rotation)이라는 한국에는 없는 형태의 직무가 있다는 점이다. 정해진 직무로 입사하는 것이 아닌 로테이션으로 다양한 직무를 경험할 수 있고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도 있다는 점들이 일본취업을 결정하게 하는데 큰 요인이 되었다.
이렇듯 내가 갖고 있는 잠재성과 “나”라는 사람의 미래를 바라보는 일본의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2017년 3월 나는 본격적인 취업준비에 들어갔다.
2.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다 - [서류]
1) 한국에서 일본 취업 자료는 어디서 구하지?
한국에서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것은 현지에서 취업하는 것보다 정보나 기회면 에서 턱없이 부족한건 사실이다. 이런 정보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취업 준비 시작에 앞서 제일 먼저 3월에 있던 일본 취업 성공 전략 설명회 참가와 헤드헌팅 사무실에 상담을 받고 왔다. 강연이나 상담에서 인터넷에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생생하고 무엇보다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는 다는 점에서 이런 강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참가하였다. 뿐만 아니라 나와 같이 해외취업을 목표로 하는 수백 명의 사람들과 함께 강연을 듣다보면 자극도 되고 취업준비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특히 강연 주최 측에서 준비해주는 해외 취업 관련 책자에는 인터넷에서의 정보보다 더 구체적이고 도움이 되는 많은 자료들이 보기 좋게 묶여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놓치지 않으려 하였다.
2) 나는 누구인지 “자기 분석”부터
일본 취업을 준비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연 “자기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분석이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논리적으로 서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소개서(=엔트리시트)와 면접에서 활용 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는 것을 말한다. 처음에는 굳이 할 필요 없는 과정처럼 보였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모의 면접을 통해서 나의 답변이 구체적이지 않고 전달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계속해서 받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자기 분석을 철저하게 하였다.
그간의 일기와 사진, SNS를 활용하여 고등학생 시절부터 재수, 대학생 시절, 워킹홀리데이까지 사소한 사건까지 쭉 나열하였다. 카테고리는 ① 학교생활 ② 아르바이트 ③ 대외활동 ④ 공부 ⑤ 특이사항 으로
나누어 에피소드마다 5W1H로 자세하게 적어두었다. 예를 들면, 대학교 2학년(When) 외국인 학교 옆에 있던 카페에서(Where) 아르바이트를 하였다.(What) 평소 커피를 좋아한 것도 있었고 외국인 학교 옆에 있었기 때문에 영어를 쓸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다.(Why) 나는 단순 접객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말을 걸고 메뉴를 추천하는 등 단골손님을 만든 적도 있다.(How) 이처럼 정말 사소한 에피소드라도 그 에피소드를 통해서 내가 무얼 배웠는지 혹은 어떤 결과를 냈는지 상세하게 적어 두었다. 이렇게 적어둔 소스들은 면접에서 면접관이 꼬리질문을 할 때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풀어 갈 수 있었다.
3)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기업 분석”
자기 분석을 통해 내 자신을 알았다면 이제는 지원한 기업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기업분석은 곧 “지원동기”와 “앞으로의 비전 및 계획”으로 연결지기 때문에 회사의 인재상부터 핵심 사업과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해두고 나의 비전과 결목시켜 이야기하였다. 기업 사이트와 채용 정보 사이트(리쿠나비, 마이나비 등)를 주로 참고 하였다. 기업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이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를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분석을 통해 얻은 나의 특징과 결합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항상 배우는 자세를 원하는 인재상의 경우에는 대학에서 어떤 공부를 하였고 전공 외의 분야에도 호기심이 생겨 공부를 꾸준히 했던 에피소드를 연결 지었다. 뿐만 아니라 IR을 참고하여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핵심 사업에 대한 나의 간단한 의견도 준비하였다.
4) 모든 걸 녹여낸 순도100%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엔트리시트)”
“2017 글로벌 취업 박람회”는 사전 접수를 받아 서류를 통과 한 사람을 우선으로 면접 기회를 주었다. (기업에 따라 현장면접 비중이 높은 기업이 있지만 현장면접을 받지 않는 기업도 있다.) 나는 총 10군데의 회사에 이력서와 엔트리시트를 제출하였는데 5곳에서 서류 합격을 받을 수 있었고 박람회 당일 4군데의 기업에서 면접을 진행하였다.
대부분의 기업은 엔트리시트를 자유 기재로 해두기 때문에 내용은 본인이 정할 수 있지만 대게 ① 지망 동기 ②자기PR ③ 학생시절 열심히 한 것 ④ 장점과 단점 ⑤ 좌절 혹은 실패한 경험 등을 적었다. 특히 일본 기업에서 “이 사람이 왜 일본에서 일하고 싶은 거지?”, “수많은 외국 중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뭐지?”와 같이 일본에서 취업하는 이유는 미리 엔트리시트에 적어두었다.
자기 PR이나 학생시절에 대한 항목의 경우, 자기분석에서 나온 에피소드들과 기업 분석을 통해 얻은 기업의 인재상 중 가장 공통되고 부합하는 것으로 적었지만 가장 어려웠던 것은 “지망동기”였다. 어떻게 써야 나의 간절한 마음이 전달될지 몰랐기 때문에 한국 취업 관련 책을 참고하여 비슷한 업계의 자기소개서나 기업 소개를 많이 읽었고, 거기서 얻은 아이디어와 나의 에피소드들을 종합하여 작성하였다. 처음은 항상 [지원한 기업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로 시작하였고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한 문장과 그에 따른 간략한 에피소드 그리고 마지막은 장래에 어떤 사원이 될 것인지에 대한 간단한 포부의 한 문장도 덧붙였다.
엔트리시트 작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번에 완벽한 글을 만들겠다는 생각 보다는 끊임없이 수정하고 작성하는 과정을 버티는 인내심 같다. 나는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을 귀찮게 하였는데 일본어과 교수님, 취업 스터디 회원들뿐만 아니라 한국말로 번역하여 학교 취업 센터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첨삭을 받았다. 읽기 쉬우면서도 요점이 들어가 있는 간결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검토와 지적이 있었으며 그럴 때마다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이 나왔고 덕분에 완성도 높은 이력서를 제출 할 수 있었다.
3.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하다 - [면접편]
1) 면접 준비하기
글로벌 취업 박람회는 이틀 동안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30분간 면접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 짧은 시간 안에 그 동안 준비해온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는데 서류 합격을 한 곳 모두 면접 보기에는 집중도가 떨어질 것 같아 세 곳을 선택하였고 한 달이 되지 않은 시간동안 집중해 준비하였다.
크게 준비한 사항을 보자면 ① 일본 기업 면접의 매너 ② 자주 묻는 질문들과 그에 따른 꼬리질문을 준비 하였다.
일본 기업 면접의 매너는 YOUTUBE나 일본 현지 사이트를 참고 하였으며 특히, 면접장 입실에서 퇴실까지의 흐름을 몸에 익히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K-MOVE 강연과 일본 취업 스터디를 통해 인사하는 법과 순서, 소리의 높낮이, 자세 등을 연습하고 또 연습하였다. 연습을 통해 아무 말 없이 의자에 앉아 버리거나 인사를 하면서 허리를 숙이는 등의 나의 평소 습관을 고칠 수 있었고 면접관 앞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매너를 보여줄 수 있었다.
일본 현지 사이트에 “자주 나오는 면접 질문”만 찾아봐도 수십 개의 질문들이 나오는데 그 중 지난 글로벌 취업 박람회의 후기를 참고하며 몇 가지의 질문을 준비하고 그에 대한 답변을 1분 이내로 말할 수 있게 준비하였다. 이것은 개인 스타일에 따르겠지만 어떤 사람은 모범 답안을 준비해가면 면접 현장에서 기억이 안나는 상황에 부딪혔을 때 머리가 새하얘지는 사람이 있는가 한편 나의 경우는 깔끔한 문장을 내안에서 정리를 하고 입 밖으로 꺼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주요 질문들에 대한 답변 문을 준비해갔다. 뿐만 아니라 답변 내용은 엔트리시트에 작성한 사항을 기반으로 문장을 짧고 간단하게 전달하도록 하였다. 면접 현장에서는 바로 옆에서 다른 지원자가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고 면접 회장이 워낙 넓어 분위기가 어수선해 질 수도 있으므로 답변을 너무 길게 하여 면접관의 집중과 관심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간결하고 누가들 어도 이해하기 쉽게 준비해갔다.
2) 실전 면접
① 글로벌 취업 박람회 (1차)
이틀 동안 진행된 2017 글로벌 취업 박람회에서 총 4곳의 면접을 보았다. 박람회 특성상 기업마다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고 특별한 문이 없었기 때문에 면접 시간에 맞춰 부스 앞에서 인사를 하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면 면접이 진행되는 형태였다. 1차 면접의 경우 지원자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을 주로 받았는데 주로 받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자기소개 및 자기PR
자기소개는 자기PR과 연결 지어 질문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름+학교+전공+자기PR]의 흐름으로 답변하였다. 자기PR은 기업의 인재상 가운데 내가 제일 어필하고 싶은 부분과 그에 따르는 간단한 에피소드를 준비하여 답변하였다. 예를 들면, 와세다 대학교 면접에서는 ‘근면 성실’한 부분과 함께 ‘도전 정신’을 갖고 있는 부분을 어필하고자 ‘항상 근면하게 노력하는’ 부분을 이야기 하였고 그에 따른 에피소드는 일본 워킹홀리데이 시절의 아르바이트 경험을 덧붙여 말하였다.
- 학창시절에 가장 열심히 한 일
일본 대학은 한국 대학과 다르게 동아리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면접관은 어떤 동아리를 했는지 혹은 졸업 논문을 준비 중인지 관심을 갖는데 나 같은 경우는 과내에서 한 일본어 스터디와 한 번의 대외활동 밖에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이 에피소드를 활용하였다. 일본 면접관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이 한 활동의 기본 배경을 설명하였고 이것이 일본 대학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에 대해서도 준비하였다.
- 성격의 단점
단점을 묻는 경우는 지원자의 치명적인 단점을 묻고자 하는 것이 아닌 지원자가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하고 있는지를 묻고자 하는 질문인 경우가 많다. 이 질문을 준비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단점을 모르겠어서 나를 잘 아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그 가운데에서 선정하였다. 답변할 때에는 나의 단점 한 문장을 말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단점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도 간단하게 덧붙였고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도 말하여 완성도 있는 답변을 하였다.
- 일본에서 취업하려고 하는 이유와 가족들의 반응
상반기 일본 취업을 준비하면서 한번도 빠지지 않고 이 질문은 나왔기 때문에 꼭 준비해 가야하는 질문중 하나이다. 나는 워킹홀리데이의 경험을 통해 일본 취업을 결정하였기 때문에 일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배웠던 점과 앞으로 일본에서 어떤 인재로 성장해 나갈 것인지에 대하여 대답하였다. 가족들의 반응 또한 ‘걱정을 안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선택을 존중하고 응원해주신다.’라고 솔직하게 대답하였다.
위의 질문들을 제일 많이 받았는데 답변을 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닌 “꼬리질문”이 항상이어졌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의 아르바이트 경험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아르바이트 차이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곤란했던 적은 없는가. 등과 같이 내가 대답한 답변에 대한 또 다른 질문이 나왔다. “꼬리질문”에서 당황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하고 세세하게 준비한 “자기 분석” 덕분이 었다고 생각한다.
② 2차 면접
2차 면접의 경우, 1차 면접과 달리 기업과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질문이 많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기업분석을 하였고 지원동기와 입사 후에 대한 계획도 더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준비하였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업계 내에서의 위치와 앞으로의 과제 및 비전에 대해서 준비해 갔다.
패션 기업의 2차 면접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준비 해와도 된다는 메일을 받고 패션에 관해 공부를 해 본적도 없었기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대신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소개를 하는 포트폴리오를 준비해갔다. 나의 장점을 세 가지로 나누어 에피소드와 사진을 첨부하였고 면접장에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게 “나”라는 사람에 대해 발표 할 수 있었다.
소매업 기업의 2차 면접에서는 업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소매업의 종류를 말해보시오”, “서비스에 대한 생각”등의 1차 면접과는 달리 기업과 업계에 대한 이해와 연구 없이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이었다. 소매업의 종류를 몇 가지 말하지 못한 채 면접관의 추가설명이 이어지자 아차 싶었다. 이렇게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면 나는 업계 연구가 부족한 지원자로 끝날 것 같아 “실례가 되지않는다면 면접관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필기하고 돌아가서 더 연구하고 싶다.” 라고 하며 의지를 보였다. 필기를 하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할 수 있었고 내가 준비해간 내용을 말 할 수 있었다.
③ 최종 면접
최종 면접에서는 입사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회사가 아닌 우리 회사인 이유”, “근무지에 대한 생각”, “우리 회사의 비전”등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주로 준비해갔다. 최종 면접에서는 인사부의 고위 임원진이 면접관으로 있었기 때문에 그 어느 면접보다 긴장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면접은 온화한 분위기로 진행되었고 주로 들은 질문은 “왜 일본인가?”, “일본 회사생활은 생각만큼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기업이 더 좋은 곳이 많을 텐데”와 같은 의지에 대한 것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럴 때마다 차분하게 준비해간대로 어떤 경로로 일본취업을 결심했고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대답하였다.
4. 4개월 만에 취업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① 취업 스터디
KOTRA 도쿄 카페를 통해 취업 스터디를 구해 총 다섯 명의 스터디 원과 함께 글로벌 취업 박람회를 준비하였다. 취업 스터디를 하면서 “마음의 안정”과 “면접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일본어과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에는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막연한 불안감이 항상 따라다녔다. 하지만 스터디를 시작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스터디 원을 만나 일본 취업이라는 서로의 특수한 상황에 대해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위안이 되었다. 항상 청계천 앞 스터디 룸에서 스터디를 하였는데 화창한 5월의 하늘을 바라보며 등불축제를 바라보며 “내년 4월에는 일본에서 같이 벚꽃놀이를 하자”며 서로를 위로하기도 하였다.
주로 스터디 원들과 “모의면접”을 하였는데 이렇게 꾸준히 했던 면접 연습들이 실전에서 큰 힘이 되었다.
함께 취업에 대한 힘듦을 공유하며 친해졌지만 모의면접에서는 누구보다도 냉정하고 무서운 면접관이 되어 미처 준비하지 못한 질문을 물어보거나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하는 등 매번이 압박면접이었다. 그렇게 허를 찔리는 질문을 들으면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하는지 조금씩 몸에 익혔고 표정관리와 자세, 제스쳐등도 지적받으면서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을 하였다. 뿐만 아니라 내가 면접관이 되어 면접을 진행하면서 면접관의 마음을 알 수 있었고 질문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다.
면접 답변, 자세, 표정, 목소리 톤 면접관이 바라보는 모든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면접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혹독한 질문 세례를 연습 하다 보니 오히려 실제 면접에서 받은 질문이 쉽고 편하
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번 취업준비에 있어서 가장 잘 한일이 스터디를 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스터디에 역질문의 찬스 일본 기업의 면접 특징 가운데 하나는 면접의 마지막 질문이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해도 좋다.” 라는 이른바 “역질문”이 있다는 것이다. 이때 딱히 없다는 이유로 이 시간을 흘려버리면 기업에 대한 관심이 없음 말하는 것과 같다. 일본 내 취업 사이트에서는 역질문이 면접의 합불의 당락을 결정짓는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다. 질문을 할 때는 단순히 질문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각을 곁들어 말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나는 기업당 질문을 세 개 준비해갔는데 한 개의 질문이 끝나면 “또 있어요?”라고 꼭 물어보기 때문에 몇 개의 질문과 마지막 한마디(포부)까지 준비하였다.
첫 번째로 하는 질문은 주로 업계에 대한 질문이었다. 예를 들면 커피 회사의 면접을 보았을 때, “요즘 한국 카페에서는 콜드브루라는 메뉴가 인기인데 귀사에서는 아직 콜드브루의 메뉴가 나오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출시할 예정이 있는지?” 와 같이 평소 얼마나 업계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질문을 하였다. 두 번째로는 사회 이슈와 관련된 질문을 하였다. 예를 들면 와세다 대학교의 면접을 보았을 때, “사회인들의 교육 열풍이 강하다는 최근 뉴스를 읽었다. 귀교(貴校)도 사회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다른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이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라고 질문하였다. 세 번째로는 앞으로의 준비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싶다는 질문을 하였다. 이 질문을 통해 다음 선고과정을 준비할 수 있고 면접관이 이번 면접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놓치지 않고 하려고 하였다.
이렇게 질문을 했는데도 또 질문의 여부를 묻는다면 “질문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고 싶다.”라고 하며 포부 한마디 하고 면접관에 대한 감사를 전달하였다. 앞서 말한 패션 회사의 경우에는 “저의 퍼스널 컬러는 초록색입니다. 초록은 보고 있는 사람에게 편안함을 주는 색이기도 하고 포인트가 될 때도 있고 다른 색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기도 합니다. 저도 초록과 같은 사원이 되고 싶습니다.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며 면접을 끝맺음을 내었다.
③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힘
글로벌 취업 박람회 1일차, 기업 한곳의 면접을 보고 아쉬움을 가득안은채 집으로 돌아왔다. 기업분석에 관련된 질문을 받았을 때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던 게 속상해서 다음날 있는 면접 준비에 집중을 할 수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계속해서 후회가 남을 것 같아 밤새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였다.
면접관이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처 말하지 못했던 점을 포트폴리오 속에 적었고 그 다음날 모든 면접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면접관에게 제출하였다. 다행스럽게도 면접관은 기쁘게 받아주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제출한 포트폴리오가 어떤 작용을 했는지 알수는 없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회 없이 상반기 취업 박람회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면접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 항상 잊지 않고 하는 일은 “기업 인사 담당자에게 면접 감사 메일을 보내기”였다. 사소한 것일 수도 있지만 사회인으로써 비즈니스 매너를 갖고 있음을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나”라는 지원자를 다시 한 번 리마인드 시켜줌으로써 인상을 줄 수 있는 기회이라고도 생각해서 답장의 유무를 떠나 간단한 면접에 대한 감상과 감사함을 전달했다. 면접이 끝난다고 해서 나에 대한 평가가 끝난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에게 감사메일을 보냈고 그 중에서는 답장을 받아 다음 면접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하였다.
5. 글을 마무리하며
2017년 7월 4일, 로손 최종 면접 끝에 나는 인사담당자에게 내정카드를 받을 수 있었다. 3월 말, 일본취업 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본 취업준비를 하였는데 약 사개월만의 성과였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했고 흔들렸다. 익숙한 한국 기업 채용 프로세스가 아니기 때문에 헤맬 수 있는것도 당연하고 불안한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한 미래의 나를 그리면서 ‘실패하면 어때? 그래도 도전해봤는걸! 이 모든 순간이 경험이 되고 성장의 밑거름이 될 거야.’라는 마음으로 천천히 한 단계 한 단계 천천히 준비를 하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강연과 취업 프로그램을 통해 나와 같은 처지의 해외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 또한 나처럼 불안해하면서도 한발짝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았고 나또한 힘을 많이 받았다.
마지막으로 현지가 아닌 한국에서 해외취업을 하는 것이 결코 패널티가 아니란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의 인재를 채용하고자 오는 해외 기업들은 다른 어떤 현지 기업보다 한국인들에 대한 문이 열려있기 때문에 꼭 이 기회를 살려 해외 취업에 성공해 세계라는 무대에서 더 큰 꿈을 펼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