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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d net korea 임민철 기자 imc@zdnet.co.kr 2012.05.11 / AM 08:12
화성에서 온 개발자 금성에서 온 기획자, 이공계, 문과상경계, 지침서,
"우연히라도 운이 좋아 이런(고수) 개발자와 같이 일하게 되면 고마워하고 서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려고 해야지, 뽑아먹을 생각만 하면 안 된다. (…) 한 달에 한 사람의 개발자가 할 수 있는 일을 '1맨먼스(M/M)'라고 표현한다. 이 말을 만든 사람은 아마 개발이라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문과출신 직장인들에게 이공계출신 개발자 동료와 직장에서 함께 일하기 위한 요령을 주제로 위와 같은 맺음말을 제시한 지침서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단계별 학습 또는 지식공유 사이트 '커리큐'에 올라온 '(이)'공대생이랑 같이 일하는 문과출신을 위한 지침서(이하 '지침서')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지침서가 등록된 사이트 '커리큐'는 가입한 누구든지 전달하려는 지식을 단계별 코스 형태로 나누고 외부 콘텐츠 링크 등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페이스북 계정만 있으면 회원으로 가입해 학습과정을 만들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과정을 학습할 수 있고 각 과정을 마친 사람들은 해당 코스 소개란에 기록된다. 코스 소개란은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등을 통해 공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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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침서'는 주로 현업 개발자의 관점에서, 개발자로 일해본 경험이 없거나 개발 관련 지식이 거의 없는 일반인, 소위 '문과출신'으로 묶이는 사람들에게 차근차근 설명하는 투로 쓰였다.
10일 이같은 내용을 새로이 접한 일부 사람들은 트위터를 통해 "개발 관련 일을 전혀 해 본적 없는 문과 출신 분들이 이공대 출신 개발자와 같이 일해야 한다면 요정도는 참고삼아 알아두면 좋겠다"거나 "이공대생을 좀 많이 배려한듯 하지만 성향에 대해서는 꽤 맞는말인데 이거 반대(문과출신과 같이 일하는 이공대생을 위한 지침서)는 없느냐"는 등의 반응을 남겼다.
지침서 작성자는 소갯말에 "우리나라 교육 과정이 이과와 문과를 일찍부터 나누다보니 여자와 남자 사고방식과 행동패턴이 다르듯 이공대 출신과 상경계열을 포함한 문과 출신도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며 "스타트업이든 기업에서든 이공대 출신 개발자와 함께 일을 하는 문과생이 알아두면 좋을 법한 지침이나 행동 방향을 대략적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서 학습 과정은 8가지 주제를 통해 개발자들이 공감할만한,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이 선뜻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는 화두를 풀어나간다.
개발을 충분히 경험해보지 않으면 적절한 직관이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제의 첫 단계는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과 개발 경험이 있는 것은 다른 문제이며 이들 관계는 이미 만들어진 망치를 잘 쓰는 사람과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차이"라고 지적한다.
둘째 단계는 "이공대에서 배우는 것은 애매한 것이 별로 없고 영어 좀 한다고 사전적 의미로 '대충' 이해하면 안 된다"며 개발자들이 쓰는 용어의 정확함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셋째 단계는 개발자 업무 집중도와 생산성을 언급하며 "프로그래밍 하는 사람들의 생산성은 몰입의 수준과 빈도에 매우 큰 영향을 받으니 코딩하고 있거나 개발 문서, 매뉴얼, 책을 찾으며 읽고 있을 때 어지간히 중요한 일 아니면 건드리지 말라"고 권고한다.
개발자가 말하는 '쉽게 할 수 있다'와 '하면 되겠죠'의 의미는 상황과 듣는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넷째, 다섯째 단계는 남성과 여성의 사고습관에 따른 의사표현 방식의 차이를 지적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이밖에 불규칙한 개발자의 생활 패턴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설명(여섯째), 쓸데없어 보이기도 하는 여유시간 활동이 자기계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설명(일곱째), 실력이 천차만별인 개발자들 가운데 뛰어난 사람과 일하게 됐을 때 생산성을 잃지 않는 방법(여덟째) 등 개발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 조언도 함께 제시됐다.